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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존재의 이해를 위하여

불란서책방

김성태

2023-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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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이제 예전 같지가 않다. 과거에는 한두 개 영화가 화제를 끌고(‘몰고’가 아니다) 가끔씩 등장할 뿐, 대부분의 영화들은 신문광고나 광고 전단지 안에서 사라져버렸다. 영화는 삶의 경계 바깥에 있는 것이었으며, 결코 지적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다. 영화를 위한 잡지도 없었고 있을 이유도 없던 시절, 예컨대 그 시절에 영화는 정말로 아무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영화를 보는 행위는 완벽한 일상생활이 되었으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는 것에 만족하지 않는다. 두서넛만 모이면 영화 이야기를 하고, 방송이나 잡지에서도 영화에 관한 말들이 다채롭게 쏟아진다. 영화는 바야흐로 비평을 하는 지대, 지적 관심의 지대로 들어선 것이다. 그런데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영화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면서도, 그토록 ‘영화’라는 대상에 피상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사실 곰곰이 따지고 보면 그들이 무시하는 것은 결국 ‘영화’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영화’는 이론의 관점에서 보면 개념의 대상이다. 영화들로 나타나는 이야기의 집이 아니라, ‘영화’라는 방식에 의해서 쌓아 올라가는 개념의 집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은 영화가 개념이 되어야 한다는 것에 대해 반문을 던질 것이다. 이 반문에 대답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작업이다. 왜냐하면 이 반문에 대답할 수 있어야 영화이론과 영화학의 근거가 마련되기 때문이다. 영화학이란 결과적으로 ‘영화’라는 개념에 대해서 논하고 그것을 성립시키는 학문이며, 실제로 그런 과정을 거쳐서 사람들에게 ‘영화’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영화’라는 것의 최초 개념은 재현과의 관계 속에서 발생한다. ‘영화’는 재현을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서 탄생했으며, 재현되는 대상인 세계와 그것을 바라보는 인간과의 관계를 새로운 방식으로 재구성한 도구이다. 이 문제는 1장에서 간단하게 다루었다. 그런 점에서 1장은 사실 다른 장들의 논의를 개진하는 데 필요한 전제라 할 수 있다. 2, 3, 4장은 어떤 면에서는 1장에서 밝혀진 ‘영화’가 그동안 해온 일들, 즉 자기 능력을 이용해서 확장한 영역들에 관한 설명이다. 2장은 영화가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같은 이야기’를 덧입어나가는 과정을 기술했다. 말하자면 영화의 역사적 과정을 짚어본 것으로, 영화가 이야기를 하는 도구로서 자리 잡아가는 과정을 기술한 것이다. 반면에 3장은 역사적인 맥락과는 전혀 무관한 것으로, 영화가 어떻게 작용하는 도구인지를 밝히고 있다. 즉 영화가 이야기를 할 때 발생하는 문제들과 영화가 이전의 다른 도구들과 무엇이 다른지를 설명한 부분이다. 이것 역시 ‘영화’를 말하는 데 가장 중요한 부분 중의 하나일 것이다. 이는 영화의 오리지널리티에 해당하며, 따라서 우리 인간의 사고와 경험을 완전히 다른 지점으로 몰고 갈 영화의 능력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끝으로 4장은 영화가 그렇게 작용함으로써 맺어진 현실과 영화의 새로운 관계들에 관한 설명이다. 사실 영화는 우리에게 두 가지 개념의 현실을 제공했다. 우리가 고전영화와 현대영화라고 말하는 것은 현실에 대한 영화의 두 가지 태도에 의해서 결정된다.

이 책의 제목에 의아해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이것은 결코 ‘영화’에 대한 모든 것들을 담고 있다는 의미의 제목이 아니다. 영화이론과 영화학이 대상으로 삼는 ‘영화’를 다루고 있으며, 그것은 일반적으로 흔히 생각하는 영화가 아니라는 뜻에서 이러한 제목이 붙은 것이다.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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